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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월세 살아요"…서울 고액월세 신규 계약 활황 |
2025-0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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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에서 체결된 5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계약 건수가 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전세자금을 대출받기 어렵고, 거금을 전세에 묶어두는 것도 부담스러워 자산가들이 월세 수요로 전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내려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500만원 넘는 가격에 월세 거래를 체결한 건수는 총 1395건으로 집계됐다. 신규와 갱신 계약을 모두 합산한 전체 건수는 전년(1408건)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신규 계약 기준으로는 1142건을 기록해 전년(1091건) 대비 4.6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임대료가 월 2000만원이 넘는 초고액 월세의 경우 지난해 총 25건의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지역별로 보면 월 5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초구로 확인됐다. 서초구의 지난해 고액 월세 계약(신규·갱신)은 총 455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445건), 용산구(222건), 성동구(95건), 송파구(51건)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에 자리 잡은 고가주택 한남더힐에서 체결된 남동탄 서희스타힐스 월세 거래 조건은 보증금 4억원, 월세 2500만원이었다. 서울 성동구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00㎡는 지난해 5월 보증금 3500만원, 월세 35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도 고액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은 지속될 분위기다. 이달 서울에서는 500만원이 넘는 고액 월세 계약이 총 39건 체결됐다. 이 중 신규계약만 28건이다. 가장 비싼 가격에 이뤄진 거래는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로, 전용면적 84㎡ 매물이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100만원에 계약됐다.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고액 월세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부터 일부 시중은행들이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아파트 월세 가격이 급등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20.426로, 유주택자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이전인 8월(116.082) 대비 4.344p(포인트)가 증가했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의 전용면적 84㎡(고층)의 경우 보증금 4억원 기준 월세가 지난해 5월 450만원에서 같은 해 12월 480만원으로 뛰었다.
법인들이 해외 바이어 초청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계약한 월세가 늘어난 것도 고액 월세 시장이 확대의 이유 중 하나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법인이 사택으로 활용하는 월세 계약의 경우 시세 이상을 맞춰주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대출 규제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는 추세 속에 법인의 계약 건까지 더해지며 월세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윤 연구원은 "고액 월세 시장은 목돈 운용보다 확실한 수익률을 원하는 임대인의 욕구와 목돈을 묶어두기 싫은 임차인의 요구가 매칭돼 나타난 결과"라며 "대다수가 자산가에 속하는 고액 월세 임차인들은 큰돈이 묶이는 것 보다, 월세 지출에 부담을 덜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월세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일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애널리스트는 "고액 월세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은 이미 1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취득세 중과와 시장 변동성 등으로 현재는 다주택을 보유하는 것 부담이 큰 상황이기에 고액을 지불하더라도 임차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남동탄 서희
이어 "목돈을 묶어야 하는 데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도 크기에, 전세가 더이상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게 됐다"며 "향후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남동탄 파크시티 해도 금리 하락 효과까지 시차가 있어 고액 월세 시장에 즉각 변화를 주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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